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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증후군출혈열(한타)의 특징과 치명률

    신증후군출혈열은 ‘한타바이러스(Hantavirus)’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주로 설치류의 배설물에서 유래한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다. 한타바이러스라는 이름은 1976년 한국의 한탄강 인근에서 처음 발견된 데서 유래했으며, 이로 인해 ‘한탄 바이러스’라는 이름도 함께 사용된다. 이 질병은 출혈과 신장 기능 이상, 고열 등 심각한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자연 발생형 출혈열 중에서도 매우 주의해야 할 전염병으로 분류된다.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매년 발생하는 계절성 감염병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는 법정감염병 제3군으로 지정되어 정기적으로 감시되고 있다.

    한타바이러스는 사람 간 직접 전염이 아닌, 감염된 설치류의 소변, 침, 배설물, 털 등이 마르면서 생긴 바이러스가 포함된 먼지를 흡입하거나, 피부 상처나 점막을 통해 노출될 때 전염된다. 주된 매개체는 들쥐류로, 특히 등줄쥐, 집쥐, 대륙들쥐 등 야생 설치류가 문제다. 이 바이러스는 설치류에게는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사람에게 감염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신증후군출혈열의 특징은 다단계에 걸친 증상의 변화와 그에 따른 신체의 급격한 악화다. 초기에는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 안구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일반 감기나 독감과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3~5일 후부터 혈소판 수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출혈 경향이 나타나고, 이어서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요량 감소, 부종, 소변의 혈뇨 등이 발생한다. 심할 경우에는 급성신부전, 쇼크, 출혈성 증상까지 동반되어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총 5단계(열기기→저혈압기→이뇨기→회복기)로 나뉘며, 각 단계마다 특이한 변화가 나타난다. 환자는 병세가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세심한 관찰과 즉각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특히 이뇨기가 오기 전까지는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으며, 이 시기를 잘 넘겨야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명률은 바이러스 유형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한탄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의 경우 1~15%까지 보고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발생하는 다른 유형의 한타바이러스(Hantavirus Pulmonary Syndrome, HPS)는 폐렴 중심의 증상이 나타나며, 이 경우 치명률이 30~50%에 달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보고되는 신증후군출혈열은 대부분 신장 손상이 중심이 되는 ‘출혈열 신증후군(HFRS)’ 형태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 감염병이다.

    치료법은 아직까지 특이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증상에 따른 보존적 치료가 중심이다. 고열을 조절하고 수액을 공급하며, 신부전이 심한 경우에는 혈액 투석이 필요할 수 있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며,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이다. 특히 백신이 존재하기 때문에, 고위험군은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을 미리 막는 것이 중요하다.

     

     

     

     

     


    신증후군출혈열(한타)의 주요 발생 국가와 발생 시기

     

    신증후군출혈열은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질병은 아니며, 일부 아시아 국가와 동유럽, 그리고 북미의 특정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감염병이다. 특히 이 질환은 바이러스를 보유한 설치류가 존재하는 지역에서만 발생하므로, 자연환경과 생태계에 따라 발병 지역이 제한적이다. 국내는 물론, 중국, 러시아, 핀란드, 세르비아, 미국 등에서 주기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한국, 중국, 러시아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한탄바이러스는 등줄쥐를 주요 매개체로 하며, 이 설치류는 한국 전역을 포함해 동아시아에 광범위하게 서식하고 있다. 특히 산악 지대나 들판, 농촌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며, 군부대, 농촌 지역 주민, 야외활동이 잦은 사람들에게 감염 위험이 크다. 이로 인해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신증후군출혈열이 가장 많이 보고되는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계절적으로는 가을철인 10~12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는 설치류의 활동이 가장 활발해지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인간과 설치류의 접촉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농작물 수확, 벌초, 야외 군사훈련, 등산 등 다양한 야외 활동이 이루어지는 시기로, 이 시기에 들쥐의 배설물과의 접촉 위험도 증가한다. 특히 설치류가 주로 출몰하는 헛간, 창고, 야외 화장실, 굴착지, 야전 지역 등은 감염 위험이 높은 장소로 분류된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은 한탄바이러스와 도브라바바이러스 등 다양한 한타바이러스 종이 유행하며, 매년 수천 건 이상의 환자가 발생한다. 특히 농촌 지역과 도시 주변의 녹지대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며, 백신 보급을 통해 발병률을 감소시키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러시아와 핀란드, 동유럽 국가들에서는 ‘푸밀라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보고되며, 이는 서서히 진행되는 경증 감염 형태가 많지만, 여전히 사망사례가 보고되는 만큼 경계가 필요하다.

    북미에서는 ‘신증후군출혈열’보다는 폐를 침범하는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HPS)’이 주요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 바이러스는 사슴쥐(deer mouse)가 주요 매개체이며, 미국 서부 지역과 캐나다 일부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바이러스가 집 주변이나 캠핑장, 헛간 등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야외 활동 시 주의가 요구된다.

    전 세계적으로 한타바이러스 감염은 드물지만 치명적이며, 질병 감시체계가 취약한 지역에서는 정확한 발생 수치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에 따라 국제보건기구(WHO)와 각국의 보건당국은 감시 체계 강화,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 환경 위생 개선 등을 통해 예방과 조기 진단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신증후군출혈열(한타)의 국내 사례와 위험도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신증후군출혈열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국가 중 하나다. 이는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상 등줄쥐를 비롯한 설치류의 서식 환경이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며, 국민의 야외 활동 빈도가 높아 감염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10월부터 12월 사이에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농촌 지역, 군부대, 등산로 인근 지역이 주요 발생지로 꼽힌다.

    국내의 대표적인 고위험 집단은 현역 군인, 농민, 벌초자, 산악인, 야외 근무자 등이다. 특히 군부대에서는 훈련, 야영, 초소 근무 중 감염 사례가 다수 보고되어 왔으며, 이로 인해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이 의무화되어 있다. 농촌에서는 논밭 주변, 헛간, 곡물 저장창고, 야외 화장실 등에서 설치류의 흔적이 자주 발견되며, 이를 청소하거나 정리하는 과정에서 감염되는 사례가 많다.

    국내에서는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 두 종류의 한타바이러스가 주로 확인되며, 매년 약 300~500건의 신증후군출혈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감염자 수보다 실제 감염된 사람의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경미한 증상으로 병원을 찾지 않거나 진단되지 않은 경증 감염 사례가 누락되기 때문이다.

    위험도는 지역과 계절, 노출 환경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고위험군에서의 치명률은 5~10% 내외로 보고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나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은 감염 시 회복이 더디고, 합병증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질병관리청과 각 지자체가 협력하여 설치류 서식지 조사, 감염 경로 차단, 백신 접종 확대 등의 대응책을 운영 중이다. 특히 고위험군을 대상으로는 ‘한탄백신(한타박스-Hantavax)’ 접종이 권장되고 있으며, 군인, 농민, 공공기관 야외근무자 등은 우선 접종 대상이다. 다만 일반 국민에 대한 접종률은 아직 낮은 편이며, 야외 활동 전 예방수칙 준수가 중요하다.

    대표적인 예방 수칙으로는 야외에서 음식물을 바닥에 놓지 않기, 설치류 배설물이 있을 수 있는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하기, 야외에서 돌아온 후 손과 발 깨끗이 씻기, 진드기나 설치류 기피제 사용 등이 있다. 특히 청소 전 환기, 마른 배설물 청소 시에는 물을 뿌려 먼지 확산 방지, 장갑 착용 등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결론적으로 신증후군출혈열은 국내에서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감염병이지만, 사전 예방만 철저히 하면 감염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가을철 야외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에는 국민 개개인의 주의가 필요하며, 조기 증상 발견 시 빠르게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지름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